May 23, 20218 min read ☕ (Last updated: May 24, 2021)

육군훈련소 후기 & 팁

TL;DR

지난 4월 29일 ~ 5월 20일까지 3주간 육군훈련소를 다녀왔습니다. 들어가기 1주일 전부터 훈련소에서 코로나 격리 수준이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등 여러 기사와 썰 들이 돌아다니고, 최근에 다녀온 지인들도 격리주간에 꽤 힘들었다는 말을 들어서 좀 많이 쫄은(?) 상태로 입소했어요.

저는 25연대 2교육대 5중대였어요. 머리는 첫 날에 좀 길어 보이는 사람들만 10mm로 밀리고, 나가는 날까지 검사는 따로 안 하더라고요. 25mm도 잘렸는데, 안전빵으로 15mm로 밀고 가길 잘한 듯해요. 연령대는 우리 분대가 절반이 24살 이상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어요. 사람들도 다 괜찮아서, 사람 문제 없이 편안하게 지냈습니다.

훈련은 다른 훈련소 후기에서도 말하듯 빡세지 않았어요. 특히, 이번 기수가 온갖 혜택(?)을 받다 보니, 아마 역사상 훈련을 가장 적게 하지 않았나도 싶네요. 오히려 격리 주차에 방 밖으로도 못 나가고 안에 앉아만 있어야 해서, 시간과 정신의 방이 제일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입소하기 전, 기사화가 많이 돼서인지 기사에 나온 사실과 다르게 괜찮은 대접(?)을 받으며 살다가 왔습니다.

일정

2021년 올해부터 산업기능요원 훈련소 기간이 3주로 축소됐는데, 평일 공휴일 2일 + 짧아진 훈련소 기간 + 코로나 격리 때문에 꽤 촉박한 일정을 보냈어요.

1 주차
4월 29일 (목) : 입소
4월 30일 (금) : 코로나 PCR 1차 검사
5월  1일 (토) : 코로나 PCR 1차 검사 결과
5월  6일 (목) : 코로나 PCR 2차 검사
5월  7일 (금) : 코로나 PCR 2차 검사 결과

2 주차
5월 10일 (월) ~ 5월 15일 (금) : 총기 (3일) + (수류탄 + 각개전투) (2일)

3 주차
5월 18일 (월) : 20km 행군
5월 19일 (화) : 체력평가 + 정비

사전에 정해진 일정은 다음과 같은데, 중간에 여러 이슈가 있어서 일부 훈련 날짜가 줄고, 없어지기도 했어요.

총기가 2일로 줄고, 첫날 총기 다루는 법 교육은 실내(예정은 실외)에서 진행했고, 실탄사격(영점사격) 때만 사격장 가서 실습한 게 전부에요. 하루가 줄어서 영점사격 후에 연사(?)인가 여러 발 쏘는 훈련이 또 있다는데, 요게 없어졌어요.

그리고 훈련 일정에서 행군이 없어졌어요.

격리 주 일정

전반적인 일정은 위와 같았고, 격리 주간(1 주차)은 다음과 같았어요.

  • 4월 29일 ~ 4월 30일 (목 ~ 금)

    • 식사는 생활관 안에서 전식(전투식량)
    • 양치 원래는 불가능 -> 야외에서 일렬로 하수구 위에 서서 시켜줌
    • 잠잘 때 마스크 쓰는 걸 권장
    • 화장실은 분대(생활관 방) 단위로 여러 명 모아서, 벨을 울리면 조교가 동행하는 방식
    • PCR 1차 결과까진 샤워는 안 시켜줌. 식사도.
    • 세면은 2명인가 4명씩 단위로 세면장에서 세면하게 함.
  • 5월 1일 ~ 5월 7일 (일 ~ 금)

    • PCR 2차 결과 전까지, 배식차가 생활관 앞에 와서 분대장님이 배식해 줌 -> 자율배식으로 바뀜
    • 세면장에서 샤워, 세면, 빨래 가능

2차 PCR 검사까지 끝나고는 식당에 가서 식사했어요.

격리 때 힘들었던 것은 전 크게 2가지 였는데,

  1. 식사 (전투식량...)
  2. 시간과 정신의 방

처음에 격리 3~4일까진, 화장실, 양치, 세면이 불가능하다 해서 최대한 참으려고 3일을 굶고 입소했어요. 그렇게 들어가서 받은 첫 끼가 전투식량(ㅊㅊㅈㅌ 라는 전투식량 무언가)인데, 개인적으론 그 맛이 정말 3일을 굶어도 안 먹어지는 맛이라, 훈련소 기간 동안 전식은 대부분 버린 듯해요. 가끔 전식줄 때 참치 통조림을 주는데, 저는 요거로 연명했습니다. 특히, 이번 기수가 격리 기간엔 주로 전식을 먹고, 훈련 때는 또 원래 전식을 먹게 되니, 거의 10끼는 전식을 먹은 듯해서, 조금 힘들었습니다.

첫 1주 동안, PCR 2차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생활관 안에서 격리를 당하는데, 이 동안엔 거의 아무것도 못 해서 정말로 지루합니다. 실내에서 교육을 진행하는데, 다 해 봐야 몇 시간도 안 돼서 정말 빈 시간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코시국에 훈련소에 가시는 분이라면, 책이나 스도쿠 같은 걸 꼭 챙기길 추천해 드릴게요.

훈련 일정

위에서 언급했지만, (제 기준으로) 훈련은 빡세지 않았어요. 가서 정신교육, 영점사격, 종합각개전투 여러 훈련이 있는데, 처음엔 뭔가 많아 보여도 조금 익숙해 지면 금방 할 수 있는 정도에요. 그나마 훈련에서 좀 귀찮았던 부분이, 단독군장(총기, 요대, 탄창, 수통, 방독면, 등등)하고, 총기, 수류탄, 각개 훈련장까지 가야 하는데, 신 생활관이 훈련장하고 좀 떨어져 있고 + 갈 때마다 멀리 돌아가서 모든 훈련장까지 가는데 편도 4~50분 정도 걸렸어요.

행군은 각개전투 훈련할 때 생긴 일 때문에 급하게 취소가 됐는데, 여백이 부족해서 썰은 나중에...

근력측정

우리 분대엔 운동선수 출신도 있고 운동을 평소에 하던 사람들도 있어서, 생각보다 다들 성적이 괜찮았어요. 저도 평소에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가장 고대한 시간인데, 저는 팔굽혀펴기 84개, 윗몸일으키기 56개로, 팔굽혀펴기만 특급을 달성했습니다. 평소에 코어 운동을 좀 게을리했는데, 코어 좀 더 빡세게 조져야겠네요. 달리기는 원래 개인 3km 달리기에서 분대 단위로 1.5km 달리기로 바뀌었어요.

방 분위기도 저를 포함해서 운동선수인 분들이 식사/샤워 전에 운동하니까, 다른 사람들도 다 따라서 하더라고요. 그래서 항상 식사/샤워 전 시간에 방 분위기는 거의 뭐 헬스장이었어요.

이 외 생활

다른 곳은 모르겠지만, 여기는 가끔 신청 곡도 틀어주고 첫날에 중대장님인가 센스로 자장가도 틀어주고, 격리 주차엔 밥 먹고 산책도 해 주고, 여러 복지(?)도 누릴 수 있었어요.

3주 일정이 빡빡해서인지,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일정이 없는 날인데, 이런 날에도 교육이나 자잘한 것들을 계속 시켜서 좋게 말하면 시간이 빨리 갔고, 나쁘게 말하면 편하게 쉴 시간이 별로 없었어요.

생활관

원래는 구 생활관이라 해서, 기존에 사용하던 생활관에서 생활해야 하는데, 어떤 이유인지 신 생활관(구 생활관에서 육교 건넌 반대면 훈련소)에서 생활했습니다. 여쭤보니, 이번 기수만 잠시 신 생활관에서 생활하다 다시 구 생활관으로 돌아간다고 하더라고요.

같은 중대 어느 소대에서 첫날에 코로나 추정자가 발견돼서 그 소대 전부는 구 생활관에서 격리했다는데, 저는 안 가봐서 어떤 환경인진 모르겠네요. 신 생활관은 시설은 나름 깔끔했어요.

화장실 & 세면장도 운이 좋았어요. 생활관 1층을 총 3개의 소대(1~3)가 사용하는데, 화장실과 세면장이 각 라인에 1곳 밖에 없었어요. 1, 2소대가 건물 정면에 있어서 같은 세면장을 사용하고, 3소대는 측면에 따로 떨어져 있어서, 3소대(16명 * 4분대 = 64명)가 독점으로 세면장을 사용했어요.

세면장 이용을 분대별 순서대로 진행하는데, 앞 분대에서 느리게 씻어서 마지막 순서로 샤워하는 날에는 길면 2시간 정도 대기하다가 찬 물로 샤워를 해야 하는 상황이 꽤 있었어요.

부식

원래 이런진 모르겠지만, 부식을 엄청나게 많이 받았는데, 틈만 나면 이온/탄산음료, 초코바, 과자, 사탕 등등 엄청나게 주더라고요. 그래서 마지막 날에 입고 온 사복 입고 나가는데, 다들 살이 겁나게 쪄서 옷이 안 맞는 헤프닝도 일어났어요.

아침 구보

격리 하니, 아침에 비 온다니, 여러 이유들 때문에 아침 구보를 한 번 밖에 못 했어요 ㅠㅠ. 갠적으로 매일 아침 뛰고 싶었는데, 못 뛰어서 매우 아쉽네요.

PX & 전화

케바케긴한데, 워리어카드, TOP10카드라 해서, 활동에 열심히 참여한 분대에 주는 포상이 있는데, 이런 포상까지 다 합쳐서, PX는 4~5번, 전화는 거의 6번 정도 한 듯합니다. 분, 소, 중대장 훈련병, 사격 도움이는 추가로 더 이용. 처음에 PX는 잘해야 2번 가고, 전화도 거의 못 한다는 소리를 들어서, 친구들 집 주소만 챙기고 전화번호를 안 적어 갔는데, 좀 후회되네요.

구매 금액은 음식들은 한 번에 5 ~ 8000원, 금지 품목 이외엔 무제한이라고 했는데, 다른 사람들 보니 음식만 3만 원 정도 사도 따로 뭐라 하지는 않는 듯 해요. 전, 과자나 음료수 군것질을 평소에 안 해서 PX를 가도 딱히 살 게 없어서 만 원 정도 썼으려나 해요.

다른 후기를 보니 PX에서 산 식품들을 즉시 처리해야 하던데, 따로 그런 제한은 없었어요.

종교

종교 활동은 2 주차 주말에 갈 수 있는데, 요즘은 코시국이라 실로암같은 광기는 보기 힘들고, 긴 의자에 한 명씩 건너 앉아서 그냥 조용한 분위기라 캅니다. 회사 분께서 그냥 자는게 이득이라 해서 안 가고 남은 사람들끼리 수다나 떨었는데, 만약 재미를 바라고 가는거라면 조금은 실망할 수 있을 듯 해요.

작년에 훈련소 같다 온 친구가 블로그에 잘 정리해준 준비물보고 준비했는데, 정말 도움 많이 됐어요. 여기 -> 준비물 리스트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들만 또 써 보자면...

  • 책 1~2권으론 부족하다. 스도쿠나 책을 더 가져가자.
  • 머리는 케바케, 안전빵으로 15~20mm. 굳이 더 짧게 밀 필요는 없을 듯해요.
  • 면봉, 물티슈 넉넉하게. 총기 청소하고, 뭐 닦을 때 필수품

    • 총기 검사도 마지막 주에 하는데, 청소 뭐 열심히 해야 통과된다 겁 주는데, 그냥 적당히 하심 됩니다.
  • 이어플러그 진짜 정말 필수템입니다. 밤마다 부조화로운 오케스트라를 감상하는 경험을 피하고 싶다면...
  • 상하의, 신발 사이즈를 알아자가.

    • 인치 기준이 아니라, 적당히 100, 105 이런 사이즈로 알아가자.
    • 구체적인 사이즈는 어떤 느낌인지 대충 알려주신다.
  • 각개전투

    • 요대, 탄띠를 최대한 빡세게 조이자. 각개할 때 땅에서 구르는데, 요대나 탄띠가 풀리면 꽤 골치 아프다.
    • 각개전투 중 화생방 상황에서, 방독면을 써야 하는데, 안경 쓴 사람은 마스크와 안경을 더럽혀지고 깨지지 않게 잘 보관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요.
    • 마스크가 흙먼지 범벅이 되니, 여분으로 몇 개 가져가고, 안경은 스페어안경, 방독면 쓸 때는 미리 왼쪽 가슴 주머니에 마스크하고 같이 보관하면 안전하다.
    • 무릎, 팔꿈치 보호대를 준비하자. 없이 하면 확정으로 상처 나거나 멍이 든다. 만약 준비하지 못했다면, 보급으로 받은 긴 양말을 무릎하고 팔꿈치에 묶자.
  • 분,소,중대장 훈련병 비추. 매우 귀찮습니다.

    • 지원자가 없으면, 확정 가챠를 돌리는데, 귀찮을 걸 싫어한다면 피하시길
  • 소대별로 담당 구역을 정하는데, 분리수거, 배식 등등이 있어요.

    • 담당 구역 정하는 방식은 다 다른 듯 해요.
    • 우리 소대는 마지막 주에 배식을 담당했어요. (배식이 제일 빡셉니다)
    • 배식에도 여러 직무가 있는데, 손 소독제 짜주기 >>> 부식 담당 >> ... >>>> 짬 처리 >>>>>>>>> 식기세척 입니다. 꼭 기억하세요!
    • 식기세척이나 짬 처리만 피하시면 육체&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 인편은 많을수록 좋다.
  • 편지

    • 제가 5일, 7일 차에 편지를 보냈는데, 거의 마지막 주 월요일에 도착하더라고요.
    • 편지 발송에 대한 비밀(?)을 들었는데, 일반우편이 군사우편보단 빠르게 가지만, 군대에서 일정 편지 수를 달성하기 전까진 편지를 군대 밖으로 보내지 않아서 어떻게 보내든 늦게 보내진다는 사실을 알려주더라고요. 이제 3주로 훈련 기간도 줄어서 첫 주안에 편지를 보내지 않으면, 이후에 보내는 편지는 아마 수료하고 도착할 가능성이 높아요.
    • 그래서 편지를 빨리 보내고 싶다면, 우표를 여러 장 붙이는 것 보다, 더미 편지를 몇백 장 쓰는 게 더 좋은 방법이라고 분대장 피셜이 있었어요.
    • 군사우편은 최대 2장까지 보낼 수 있는데, 1장은 첫 주에 부모님께 보내는 편지 쓰이니 이외에 2편 이상 편지를 쓸 거라면, 편지 봉투와 우표를 따로 챙겨가자.

레전드 썰도 정말 많이 생성하고 왔는데, 크게는 8개 정도는 되는 듯 하네요. 요건 나중에 풀어보는 걸루다가 하겠습니다.